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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퇴근길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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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20년 여름 장마의 시작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하루 종일 온 것 같다.

아침에 회사 출근 전 병원에 들렸다오느라 우산을 썼음에도 흠뻑 젖었다.

퇴근길은 더욱 힘들었다.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가끔은 그런날있다.

출퇴근하는 월~금 5일 중 이상할만큼 지하철에 사람이 많은 날이 있다.

분명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하는데, 사람이 왜 오늘은 엄청 많지?

그 이유가 명확히 드러나는 날도 있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날도 있다.

오늘은 물론 하루종일 비가 오기 때문이라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오늘 지하철엔 사람이 어마어마했다.

야구장 경기 끝나는 시간 때 근처 지하철 풍경을 보는 듯했다.

안내방송에서는 곧 열차가 도착하니 다음 열차를 이용하라는 방송이 연이어서 나오고 있다.

 

으레 이런 날은 굉장히 불쾌한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오늘은 무사히를 속으로 외치며 들어오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곧바로 빼곡히 들어차는 열차 안은 성냥갑에 꽉 차 있는 성냥들 같아 보였다.

그 광경을 보면서, 가을쯤 코로나 2차 대유행은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따닥따닥 붙어있는데 방역이 무슨 소용이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웬 말일까 싶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먹고사는 문제는 누구보다 중요하니, 

모두들 단지 코로나가 본인을 비켜나길 바랄 뿐일 것이다.

 

누군가의 우산이 내 허벅지에 닿으며 바지가 젖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리도 굉장히 잘못 잡은 것 같다.

내 앞엔 60대 정도로 보이는 태극기 부대 같은 인상의 강골의 중년인이 있었는데,

본인 앞의 공간을 꽤나 여유롭게 두고 봉을 잡고 버티고 있었다.

팔이 힘을 꽉 주는 것이 보였다.

그 노인은 왜 이 끔찍한 지하철에서 본인 앞의 공간을 확보하고 싶었을까.

근데 뒤에선 압박을 하니 나는 꼼짝없이 그 노인의 등에 어부바하듯이 밀착해야 했다.

내가 살짝 밀어봐도 팔에 힘줄만 돋아날 뿐...

즐거운 퇴근길이었지만 유쾌하지 않았다.

 

집에 와 와이프랑 이런저런 잡다한 하루의 일과를 대화하다 보니 그 상황에 대한 얘기도 하게 됐다.

 

와이프는 한참 듣다가, 그럴 때 본인의 해결법을 공유해 줬다.

본인도 매일 출퇴근을 하니 그런 상황이 종종 있었고

상대가 정 얄미우면 몸을 한 10~15도 정도 상대 쪽으로 기울여 체중을 실어 민다고 했다.

힘이 없는 척, 나도 밀려나는 척하며 기댄 상태로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가 포기한다고 ㅋㅋ

어쩌면 싸움이 날지도 모르는 해결 방법이다.

하지만 뭐 참고만 살 필요 없지

가끔은 나도 와이프가 알려준 방법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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