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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Hygge (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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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나라에 광고와 함께 핀란드의 '휘바 휘바'라는 말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생각하지도 못하게 자연스럽게 확산된 바이럴로 성공한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서구권에 대한 선망, 이른바 '문화 사대주의'가 미국 등에서 유럽으로 옮겨가던 시기이지 않았나 싶다. 이때부터 북유럽 여행, 인테리어 등의 열풍도 불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어찌 됐건, 그 "휘바 휘바~!" 역시 핀란드어로 "잘했어요, 매우 좋다" 등의 긍정의 뜻이라고 한다.

 

최근 TV를 통해 접하게 된 "Hygge (휘게)" 라는 단어 역시 위의 "휘바"라는 단어와 연관성은 없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휘게에 대해 알아보니, 덴마크의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을 말하는 것이다.

 

휘게를 직역하면 영어의 코지니스(cosiness : 아늑함)에 가깝지만 실제 의미는 더 넓게 쓰인다.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느끼는 단란함(togetherness),  편안한 분위기를 지칭한다. 휘게는 명사와 동사로 동시에 쓰이며 형용사는 휘겔리(hyggeligt).

 

덴마크는 사계절 모두 평균기온이 낮고 일조시간이 짧다. 이러한 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덴마크인들은 실내 생활하는 시간이 길다고 한다. 이러한 덴마크 지역의 특성에 맞게 '집'과 관련된 문화가 발전하였고, 덴마크 사람들은 가족과 저녁 식사 후 휴식을 취하며 편안함을 느낄 때’, ‘아늑한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낼 때’, ‘양초를 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가 오갈 때 느끼는 행복감등을 휘게라고 표현한다

 

평소에 이들은 “휘겔리한 시간 보내세요”, “만나서 진심으로 휘게 합니다”,정말 휘겔리한 거실이군요와 같이 휘게와 ‘휘겔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사용한다고 한다.

 

단순하고 소박하며 자족할 줄 아는 삶을 뜻하기도 하는 휘게는 새 것보다는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을 추구한다. 예를 들면 명품 롤렉스시계보다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소박한 가죽 시계, 컴퓨터 게임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보드게임, 마트에서 산 비스킷보다는 서툴러도 집에서 직접 만든 비스킷을 더욱 휘게하다고 표현한다.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사람이 "휘게"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느끼는 우리나라는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에서는 최전선에 있고 높은 교육열과 물가 등 "휘게"와는 거리가 멀다. 평소에 우리가 흔히 유럽 여느 국가들의 복지를 부러워하고 타국의 최저임금과 비교하는 이유일 수 있겠다.

 

누군가는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 "일하지 않는자" 역시 누구보다도 일을 하고 싶어 하며 과거의 어떤 때에는 일을 했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일을 할 수 없는 취약계층이나 실업자에게 우리나라의 현실은 꽤나 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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