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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긋지긋한 입병, 구내염 치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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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적부터 구내염을 달고 살았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입안에 상처가 생기면 90% 이상 구내염으로 직행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않다는 걸 알았다.

 

물론 과로, 피로 등으로 인해 구내염이 생길 때도 있으나, 보통은 식사 중 이빨이 볼살 등을 씹어 생기는 상처로 인해 구내염이 되었다.

 

그리고 점점 성인이 되어가면서 구내염을 대하는 나의 방식이 달라졌다.

 


 

1. 방치

20대까지는 주로 구내염이 생기더라도 방치했다.

언젠가는 나을 거라 생각하며 호들갑 떨지 않고 차분히 인내하는 강한 남자의 시기이다.

 


 

2. 소심한 치료

30대부터는 집중하거나 예민한 시기가 많아 구내염조차 일상에 큰 방해로 느껴졌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치료를 시작했다.

바로 약을 바르는 것이다. 주로 동국 제약의 오라메디를 사용했다.

오라메디의 장점은 바른 후 상처 부위에 접착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입안 모든 부위에 접착이 되기 쉽기에 발라준 이후 혀를 함부로 갖다 대어 만져보면 안 된다. 혀에 연고가 달라붙기 때문이다.

 


 

3. 소심한 치료의 발전

오라메디를 사용하는 데에 노하우가 생겼다. 일단 구강 내 청결을 유지한 후 발라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이빨 닦은 직후 상처가 깨끗해졌을 때 발라야 한다. 그래야 상처부위가 욱신거리지 않고 나아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오라메디는 상처를 낮게 하기에 부족함이 여전히 있다.

 

 


4. 본격적인 치료

피곤했던 어떤 시기에 찾아온 구내염은 내리 3주를 이어갔다. 그래서 오라메디로 부족한 나는 알보칠을 찾기 시작했다. 알보칠을 처음 써본 후 오라메디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치료한다는 것을 느꼈다. 오라메디는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연고로 상처의 재생을 돕는 효과를 주는 반면 알보칠은 세균이 퍼진 부분을 지져버린다. 직접적으로 세균에 작용하는 것 같았다. 신기한 점은 그렇지 않은 구내 점막에는 아프지 않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염증이 생긴 상처 부위만 조진다. 다만 이것 역시 문제점이 있다. 염증은 또다시 생기고 알보칠이 독하기에 피부 재생마저 느려지게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4. 본격적인 치료의 변형

그럼 이 둘을 퓨전 시켜보자. 왠지 이제 지긋지긋한 구내염을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이를 깨끗이 닦는다. 평소보다 구석구석 세심히 닦아준다. (구내염 부위에 닿는 이빨 위주로) 그리고 세균이 다시 변 식을 하기 전에 알보칠로 지져준다. 얼얼한 입을 한번 헹구고, 그 위에 오라메디를 발라준다.

어느 정도 내 치료방법이 완벽해진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을 하는 시기가 중요하다. 활동을 하고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낮시간대에는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위의 방법을 주로 취침 전 의식처럼 하기 시작했다.

뭔가 구내염이 더 빨리 나아지는 것 같다. 

 


 

5. 치료 최종 테크

그러나 위의 방법으로도 구내염 치료에 1% 부족함을 느꼈다. 바로 자는 동안에 내가 오라메디 연고를 먹어버리는 것.

무슨 꿈을 꾸는 것인지 가끔 아침에 일어나 보면 입안에 발라두었던 오라메디가 사라져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나, 내가 먹은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내가 변형한 방법은 바로 코 숨 밴드를 붙이는 것이다.

코 숨 밴드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최근에 유행하기 시작한 아이템인데 사용하는 이유는 입에 밴드를 붙여서 자는 동안 코로 숨 쉬게 하여 코골이를 예방하는 용도이다.

나는 이것을 오라메디를 고정하기 위해 쓰기로 했다.

 


 

이로서 나의 구내염 발생 시 수칙이 고정이 되었다.

 

첫째. 취침 전 이빨을 깨끗이 닦는다. (구내염 발병 위치와 닿는 이빨을 중점적으로)

 

둘째. 알보칠로 구내염 발병 부위를 지짐으로서 세균을 깔끔하게 날려준다.

 

셋째. 알보칠의 독한 성분을 가글로 없애주고, 구내염 부위에 오라메디를 덕지덕지 발라준다.

 

넷째. 입술을 입안으로 오므려 갈무리하고 코 숨 밴드를 붙인다.(자는 동안 입을 잘 움직이지 않게 되어 오라메디연고가 잘 안 사라진다.)

 


 

이렇게 하면 아침까지 무사히 연고가 살아있고,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 방법으로 현재까지 구내염의 지속 기간을 50% 감소시킨 것 같다.

2주 지속될 거 1주로 단축시킨 셈이다.

 

하지만 아직 나의 구내염 정복은 완성되지 않았다.

영생을 꿈꾸는 인류처럼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 완성된 최종 태그가 생긴다면 또 글을 써볼 생각이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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